2020년 8월 13일 부터 9월 2일까지 아트스페이스 퀄리아에서 박천호 작가의 초대전이 열립니다.
<작가노트>
밀원: 나무 그리고(혹은) 못
밀원은 벌에게 꿀의 근원이다. 인간에게는 생명의 근원이다.
그곳은 상징화할 수 없는 실재의 영역이다. 생명의 힘으로 가득한 시간과 장소이다.
일반적으로 나무와 못은 잘 연결되는 그리고의 지대이다. 이 ‘그리고’에는 어떤 것도
비집고 들어올 수 없다. 틈이 없기 때문이다. 곧 진부한 기표의 영역이며 물질의 지대이기도 한 ‘나무 그리고 못’에서 생명과 정신은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새로운 것을 사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진부한 나무와 못에 생명과 정신을 부여하기 그것은 나무 ‘혹은’ 못의 연결과 단절이 함께하는 통접의 지대이다. 이 연결과 단절의 통접은 새로운 가능세계로서의 ‘나무 그리고(혹은) 못’ 곧 우리를 미지의 세계로 인도한다.
미지의 세계 곧 사유할 수밖에 없는 강도 높은 감각의 세계는 틈을 간직한 완전한 형태가 아닌 비정형의 지대이다. 이 비정형을 드러내고 발생시키는 틈에서 우리는 사물의 본성과 상황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의식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실재가 표현되기 때문이다. 나무와 못은 연결과 단절 속에서 ‘나무 그리고 못/ 나무 혹은 못’이 함께하는 우발적 대상으로서 생명가득한 밀원으로서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완전한 박스의 일반적 형태에 연결과 단절 그리고 과정이 드러나도록 틈을 도입하고 그 틈에서 사물을 폐쇄된 것에서 열림으로 유도하여 대상의 생성과정과 긴장을 표출한다. 그곳에서 연결되는 도구로서의 못은 그 돌출과 과정 그리고 매개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인식너머의 시간의 대지로 들어간다. 여기서 절대타자와 세계자체는 대상 속에서, 사물 안에서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생명은 새싹을 틔우고 바람은 시간과 장소를 휘몰아 친다. ‘나무와 그리고(혹은) 못’은 생명 가득한, 강도 높은 차이가 일어나는 리듬의 지대로 끊임없이 변형되기 때문이다. 일반적 형태와 틈 그리고 과정의 제시는 차이가 함께하는 리듬의 생성으로 생명의 바람이 솟구친다.
‘나무 그리고(혹은) 못’은 단순한 사물과 대상에서 밀원으로 변형되었다. 밀원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언제나 변화가 충만하고 시간이 생성된다. 새로운 가능세계가 생성되는 밀원의 장소가 되는 것이다. ‘나무 그리고(혹은) 못’은 진부한 것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여 미지의 세계를 꿈꾸고자 하는 것이며 사물의 본성을 질문하고자 한다. ‘나무 그리고(혹은) 못’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어느 곳에서 오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작가 이력>
박 천 호
충남대 및 동대학원 졸업
홍익대 미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11회
한국조각가협회 회원
경남현대조가가협회 회원
경상남도 / 대전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 6회 수상
대전광역시미술대전 대상 수상
진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
660-756 진주시 진양호로 369번길 3 진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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