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퀄리아에서 황인란 초대전인 <2월의 산책>이 오는 30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인간은 근원적으로 선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는 단순히 도덕이나 윤리적 차원을 넘어 의지와 정신의 영역으로 확장된 인간을 생각하는 것이다.
작업은 이런 믿음 아래 표현된다. 나무와 인물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도, 명상적이며 초월한 듯한 인물, 내적 성찰의 정지된 듯한 시간은 세속에 없는 인물이며 세계이다. 고양된 도덕성을 통해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원형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작업 의도는 자연스레 작업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작가로 산다는 일은 오랜 침묵과 힘든 노동, 고독과 함께 건조한 호흡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는 고되고 힘들지만 아름답고 숭고한 일이기도 하다. 내가 작품을 표현하지만 작품이 나를 만드는 것이다.
황인란 작가노트
영혼의집-푸른꿈 acrylic on canvas 90.9X60.6cm 2019
"이 고독하면서도 대단한 자존감을 지닌 젊은 여자는 자기만의 영역 안에서 비타협적인 왕국을 도모한다. 여자의 얼굴 표정이 말하듯 그것은 착하고 선하면서도 자신의 기준에 충실한 원칙주의자의 얼굴이다. 따라서 여자의 희고 맑은 얼굴은 연필의 선에 의해 조율된 효과로 자신의 이상을 선언하는 상징성 짙은 텍스트에 해당한다."
영혼의집-바람을 담다 acrylic on canvas 181.4X65.1cm 2019
"결국 작가의 그림은 그러한 선함과 아름다움의 실현에 방점이 놓여 있다는 생각이다. 활짝 핀 꽃과 잎들로 무성하고 울창한 정원, 그 어딘가에 위치한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과 마냥 조심스러운 자세, 영혼의 상징이자 지상계와 천상계를 떠도는 새들은 화면 안에서 작가가 상정한 순수와 아름다움의 세계를 가설한다. 이 가설에는 특히 성실하고 극진한 공력이 희생처럼 얹혀져있다. 그림을 그리는 방식에서 이미 그 종교적인 수행성은 마치 의식처럼 실현되고 있다. 꼼꼼하고 치밀하고 정성을 다하는 사실적 묘사, 그리고 물감에 만족하지 못하고 연필 터치를 통해 온몸으로 밀고 나가 선 하나하나로 이루어야만 하는 경지가 있는 것이다. 전적으로 이 작가의 성정에서 출현하는 그림이자 자신이 설정한 생의 원칙에서 나오는 그림이기에 그렇다. 바로 이 점이 황인란 회화의 엄격함과 반듯함을 이루는 근간이 된다."
"황인란- 순수와 아름다움을 지닌 얼굴"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