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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연 2018.12.6~12.12


조도연의 이번 작품은 그 동안 작가가 꾸준히 추구해온 작업인 ‘자연과의 조화’, 자연과 인물을 통한 내면의 은밀한 독백의 울림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계속적으로 작업해온 꽃, 인물, 동물들의 형태들은 강렬한 개별적 형상화에서 벗어나 하나의 통일적인 형태로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그러한 조화가 다른 작가들에게서 보이는 것처럼 단지 산업 사회에 대한 부적응에서 기인하는 원시적 자연에 대한 동경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의 동화(同化), 현재적 모습에서 그 조화를 찾으려는 탐구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조도연의 작품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점은 그가 꾸준히 추구해온 구상작업들의 소재들이 여전히 화면에 나타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화면 속으로 점차 침잠해 간다는 것에 있다. 기존의 작업들에서도 화면과의 조화는 꾸준히 모색되어 왔지만, 이번 작품의 특징은 ‘율동감’으로 그 조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 번 작품에서 화면 구성의 주요 요소인 꽃들은 그 형태를 명확히 하기보다는 화면과의 동질성으로 인해 꽃 자체가 화면의 바탕이 된다. 그려진 꽃들의 형태들은 빈 공간에 또 다른 꽃들을 피어나게 하고 있고, 화면 전체에 꽃밭을 이루면서 화면의 인물, 동물 등의 형태들이 꽃 속에서 숨 쉬게 한다. 그래서 화면은 고정되어 있기 보다는 항상 유동적이며, 화면 전체에서 숨 쉬고 있는 꽃들 때문에 우리들은 화면이 고정적이지 않고 변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러한 ‘율동적 형태감’ 이번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유동성과 화면으로의 침잠은 일상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맥락을 보여준다. 발레리나, 고양이, 말 등이 그려진 화면들은 우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화면의 중심이 아니다. 오히려 화면의 중심은 그들의 배경이 되는 꽃, 즉 자연이다. 현실적 맥락을 그대로 보여주는 구상 작업이지만 조도연의 구상 형태들은 더 이상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것들은 오로지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동질적인 이미지에서만 자신들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의 화면 풍경은 단순한 일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정서적 상징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의 꽃들은 물질적 모성(母性)의 공간이다. 하나의 형태를 있게 하는 근원적인 공간인 것이다. 그래서 조도연의 자연은 단순히 근원성을 탐구하는 야성의 공간이 아닌 우리의 정서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의 품인 것이다.

김진엽(미학박사)

조도연 작가는 1992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총 19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최근 5년간《한국·필리핀·독일·일본 회화 페스티벌》(필리핀 마닐라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미국 LA초대작가전》(LA파크뷰갤러리),《한국의 미_프랑스전》(프랑스 파리 89갤러리),《현대모던아트전》,《대한민국 남부현대국제미술제》등 국내외 단체전 다수에 참여하였다.현재 산내들미술교육원장, 서울미협 이사, 롯데 MBC문화센터 강사, 전업미술가협회·서울아카데미협회·대한민국수채화협회·추상수채화협회·21C ICAA 회원, 노원미술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창작에 전념하고있다.

봄, 캔버스에 유채,162×97cm

봄, 캔버스에 유채,162×9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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