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에 대하여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매 순간 무늬를 본다. 어릴 적 엄마의 잔소리를 들을 때 보던 바닥의 나뭇결 무늬, 길을 걸을 때 바닥에 보이는 벽돌 무늬,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때 흔들리던 나뭇잎 무늬, 흘러가는 물에서 반복되는 곡선 무늬 등, 이런 무늬들을 보고 있을 때면 시간은 멍하니 잘 흘러간다.
무늬는 눈 둘 곳을 잃게도 하고 집중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런 작용은 대상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반복되는 무늬의 일부분을 가까이서 볼 때는 그것은 무늬가 아니다. 하지만 다시금 거리를 두고 멀리서 보게 되면 무늬가 된다. 나는 대상과의 물리적 거리를 조절해 보는 것이 어쩌면 심리적 거리감으로 연결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림의 소재로 삼는 자연물에서 대상이 가진 무늬를 포착해 그리다 보면 그것들은 부분에서 시작해 그림 전체가 되어간다. 대상을 그림에 가져올 때 나는 그것의 무늬를 부분적으로 재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림 안에서 떠돌다 보면 처음 시작했던 대상의 무늬와는 상관없이 그림 전체가 무늬가 되어간다. 무늬 그림을 그리다 보면 어느새 그림 무늬를 좇아 화면을 멍하니 채우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작가노트 中-
플로라, 90 x 90 cm, 종이에 수채, 2021
오로라 정원, 35.5 x 25.5 cm, 종이에 수채, 2021
앵무새 퍼즐, 116 x 91 cm, 캔버스에 유채, 2021
백조, 116 x 91 cm, 캔버스에 유채, 2021
피리부는 소년, 91 x 72 cm, 캔버스에 유채, 2021
부엉이, 35 x 25 cm, 목판화, 실크스크린, 2021
비밀 정원, 162 x 260 cm, 캔버스에 유채, 2021
조유정(1994~)
학력
2017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201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 판화전공 수료
개인전
2018 PPAP, 서울대학교 우석갤러리, 서울단체전
2018 가을展, 리디아갤러리, 서울
2020 Scattered Reflection, 적정거리유지, 서울
2020 2020 신진작가 발언전,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서울
2020 움틔움전,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서울
2020 판화X석판화, 프린트아트리서치센터, 서울
2020 Market AP, 언더스탠드에비뉴, 서울
2021 옵티무스, 갤러리 내일, 서울
수상 및 선정
2019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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