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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희 展 2022.12.8 THU - 12.13 TUE


<빛과 바람과 시간의 초상> 김석희

바람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간밤, 신열 앓은 이에겐 긴 고비 넘어 찾아온 아침. 누군가에겐 애써 지켜온 평정을 뒤집는 변덕. 돌이킬 수 없는 저물녘 들판의 변화처럼 한순간 닥친 장엄한 위로. ‘다시 살아야겠다’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폴 발레리의 시. 시골길을 달리던 아버지의 자전거, 당신의 등을 껴안은 손에 와 닿던 1984년 그해 여름.

어디선가 흘러온 저녁밥 짓는 냄새를 맡고, 창문 소리가 휘파람처럼 끌릴 때 우리는 바람의 존재를 체감한다. 세상이 흔들리고, 흔들리는 것은 나의 마음. 인상 하나 건져 올려 無言歌를 번역한다. 고독, 우울, 슬픔, 관조, 열정, 체념, 권태, 평온, 사랑… 국면마다 바람을 타고 찾아온 빛이 자국을 남긴다. 세상을 향하는 마음의 흔적이자 기록으로.

육체를 씌운 바람은 관객들 사이를 떠돌고 관객은 푼크툼(punctum)을 얻는다.

다시 흘러나가는 바람은 바람일 뿐이다.




우듬지에 부는 바람 소리, Acrylic on canvas, 20F, 2022


꽃대, Acrylic on canvas , 24cmx19cm, 2022

물결, Acrylic on canvas , 50F,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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