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2020년)
나는 길가에 생명을 다하고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말리고 그것에 또 다른 생명의 의미를 넣어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그저 묵묵히 제 할 일을 다 하고 떨어진 나뭇잎이나 길가에 흔하디 흔한 잡초 중 눈에 띄는 녀석을 집으로 가져와 말리고 그 작은 잎들을 드로잉으로 그리고 나의 작품의 매개체로 재탄생시킨다.
이렇게 말려진 작은 나뭇잎들은 하드그라운드를 바른 검은색 동판 위에 날카로운 니들로 새롭게 드로잉 된다. 그리고 이리저리 엉킨 선묘들 사이에 나는 세상사는 일상과 이야기들을 숨기듯 그려 넣거나 자아를 상장하는 꽃과 나비, 항아리 등에 담아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길가의 잡초, 그중에 또 작은 나뭇잎 하나, 그 안에 숨겨진 나의 일상과 같은 선들은 또 한 번 인고의 과정을 거치며 완성된다.
부식의 과정이다.
염화제이철이라는 약품 안에 동판을 담그고 판에 그린 동그란 모양을 뜯어내기 위해 며칠을 넣었다 빼는 인고의 과정을 보낸다.
이 또한 우리네 인생에서 고난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완성된 동판은 시간과 노력의 보답으로 아름답게 변신한다.
이렇게 완성된 판은 판화 기법을 이용해 색을 넣어 종이에 찍기도 하지만 때론 동판 그 자체를 완성품으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나의 정체성을 담은 보잘것없던 작은 나뭇잎들은 나에게로 와서 꽃과 같은 작품으로 재탄생된다.
한 인간의 삶도 그런 것 같다. 어느 인생 하나, 의미 없는 인생은 없다. 다만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해서 오는 불안만 있을 뿐이다.
나의 부식된 동판 안에는 절망과 희망이라는 두 개의 심장 같은 십자가가 새겨 넣어져 있다. 내 모든 삶을 기도로 담아 토해낸 삶의 십자가가 웅크리고 있다.
Spring_38x38cm_Copper Plate_2022
Spring_38x38cm_Copper Plate_2022
Spring_52x55cm_Monoprint Etching_2022
Spring_38x38cm_Monoprint Etching_2022
Spring_52x55cm_Monoprint Etching_2022
TIME_48x48cm_copperplate_2021
TIME,Crock_ 55x57cm_Copper Plate_2021
권신애
Kwon Shin Ae
성신여대 서양화과 졸업 ,동대학원 판화과 졸업
개인전12회
국내외 단체전 & 초대 기획전 80회 이상 다수
2019 Seoul ART EXPO (코엑스)
2018 Phil Art Festival (PARIS)
타자의 시선 바라보다 (금보성 아트센터)
들여다봄 (서울시 NPO지원센타)
공간의 향기를품다(조선일보 미술관)
삶은여행이다 (한전아트센타)
한,중 현대판화교류전 (중국 중경미술관)
14회 공주 국제미술전 초대(공주임립미술관)
대한민국미술대전(과천현대미술관) 외 세종갤러리,호암아트홀,이형아트센타,바이올렛갤러리,나무화랑,아트스페이스퀄리아,인사갤러리,삼성금융프라자,성보갤러리,안산단원미술관
수상
현대판화공모전특선(동방프라자) 갤러리보다 그룹공모전 당선 대한민국 미술대전(과천현대미술관)중앙미술대전 특선(세종갤러리)단원미술대전(단원미술관) 미술세계대상전(세종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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